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슬슬 높고 푸른 하늘이 펼쳐질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년 중 대기가 가장 청명한 계절인 가을, 새파란 가을하늘은 정말로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데요. 세상에 파란 하늘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뭐 물론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파란 하늘은 참으로 우리 마음을 상쾌하게 해 줍니다. 새파란 하늘에 솜털같이 하얀 구름이 피어있는 하늘과 함께 초록의 들판이 펼쳐져 있는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캬~ 정말 “목욕탕에서 묵은 때를 박박 벗겨 낸 듯이” 상쾌한 기분이 드는데요.^^;;

사진을 좋아하고 찍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파란 하늘 사진을 직접 찍어보고픈 욕심이 간절할 것입니다. 사실 파란 하늘 사진은 하늘만 파랗다면 그렇게 찍기 힘들지도 않고, ‘대빵’ 비싼 DSLR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기에 사진을 찍을 때 몇 가지 요령만 숙지하고 있다면 누구나, 카메라에 상관없이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요.

동아사이언스 에코에 올리는 첫포스팅으로 이 좋은 계절에 걸맞는 “파란 하늘사진을 찍는 열 가지 요령”을 올려 봅니다. 그다지 깊은 이론이 필요한 팁들이 아니기에 예제 사진들과 함께 쭉 읽어 내려가시다 보면 날씨 좋은 날, 마음에 드는 하늘사진을 누구나 담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하루만 공부하면 우쓰라만큼 하늘사진 찍게 된다”는 하늘사진 찍기 요령! 한번 알아볼까나요?^^

Tip 1.좋은 날씨를 만나라!
아무리 절대내공과 완벽한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날씨가 안 좋으면 절대 멋진 하늘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사진사가 장비 탓을 하면 안 되지만 날씨 탓은 해도 된다는 말씀^^;; 구름이 칙칙한 회색으로 하늘을 덮은 날, 아무리 귀신같은 솜씨를 갖고 있다 한들 하늘은 허옇게 뜬 색깔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같은 여름철, 보통 파란 하늘과 시야가 멀리 확보되는 날씨는 여름철 비가 세차게 내린 다음 날입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대기 중의 먼지도 다 씻겨 없어지기 때문에 비 온 직후 개인 하늘이 파랗고 깨끗할 가능성이 높은 거지요.

그리고 계절별로 따져본다면 대기에 불순물이 적은 건조한 가을과 겨울이 봄과 여름보다 하늘색이 더 파랗답니다. 특히 황사가 자주 오는 봄은 파란 하늘 촬영, 나아가서는 시원한 풍경 촬영에 가장 짜증나는 계절이라지요.(뿌연 봄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중국이 원망스럽습니다.-ㅅ-;)


Tip 2.이왕이면 구름 있는 날을 노려라!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은 멋지긴 하지만, 또 구름이 하나도 없는 파란 하늘은 좀 민숭민숭한 기분이 듭니다. 하늘이 입체적으로 보이려면 적당히 구름이 있어주는 게 좋죠. 그리고 하얀 뭉게구름이 조연 역할을 충실해 해주면 주연인 파란 하늘은 더 새파랗게 보인다는 사실! 원래 주연이 스타가 되려면 똘똘한 조연이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이렇게 구름이 '적당히' 있는 하늘은 여름에 만날 가능성이 많겠죠. 땅이 가열되어 발생한 수증기가 대기에 많기 때문에 유난히 뭉게구름이 많고 대기가 불안정한 여름은 운만 좋다면 정말 1년 중 가장 입체적인 하늘을 만날 수 있는 계절입니다. 낮에 파란 하늘을 찍은 뒤, 잠시 기다렸다 저녁에 찍는 노을 사진은 구름이 좋은 날 얻을 수 있는 덤이겠지요.^^


Tip 3.사진을 찍기 전 날씨 정보를 체크하라!
"좋은 날씨를 만나야 좋은 하늘을 찍을 수 있지!" 요 말은 사실 굉장히 불친절한 가르침이죠^^;; 좋은 하늘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게 진짜 제대로 친절한 팁일 겁니다. 파란 하늘 사진 찍기 좋은 날을 알려면 매일 아침 날씨 정보를 체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습니다. 그럼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TV로 일기예보를 보고 나오란 말씀? 아니죵~^^

요즘 기상청은 참으로 고맙게도 인터넷으로 실시간 날씨서비스를 해줍니다. 그것도 지역별로 아주 자세하게요. 바로 이 주소인데요.(http://www.kma.go.kr/sfc/sfc_02_01.jsp) 사이트에 들어가보시면 아주 자세하게 지역별로 여러 가지 날씨 정보가 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시정'과 '운량'입니다.

'시정'은 시야거리가 얼마나 되냐는 용어인데 시정이 멀수록 하늘이 깨끗하다는 말이겠죠.  황사가 올 때는 시정이 불과 1km도 안 되는 경우도 있으며, 보통 25km가 넘으면 무척 시야가 맑은 날입니다. 남산에 올라 인천 앞바다가 보이는 날이라면 이건 뭐! 시정이 엄청나게 끝내주는 날이겠지요.^^ 날씨 정보를 보고 시정이 25km 이상이라면 냉큼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운량'은 말 그대로 구름의 양입니다. 1~10으로 표시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구름이 많다는 뜻이겠죠. 운량이 0이라면 그야말로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일 것이고, 운량이 3~7 정도 될 때 구름과 함께 멋진 하늘을 볼 가능성이 많으며 특히 멋진 노을 사진을 찍기 위해선 운량이 적당히 있을 때가 좋습니다. 어쨌거나 고도의 예측력과 정보력으로 이 땅의 수많은 사진사들에게 실시간 기상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해주시는 기상청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시다^^


Tip 4.아침과 저녁도 노려보자!
진짜 눈이 시리도록 파란 색깔의 하늘을 찍고 싶다면 구름이 거의 없다는 전제하에 해가 뜨고 난 직후와 해가 지고 난 직후의 하늘을 노려봐도 좋습니다. 보통 일몰과 일출시 하늘이 붉고 노랗게 물든다는 것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겠죠. 그런데 왜 그때 하늘을 더 진한 파란색으로 찍을 수 있다고 주장을 하냐고 반문하신다면?!!!+ㅅ+;; 하늘이 붉게 물드는 쪽은 태양이 뜨거나 지는 쪽이고 오히려 그 반대쪽은 하늘이 더 파랗고, 심지어 쉽게 볼 수 없는 빛의 영역인 보라색으로 물들기 때문이라서 그런 거죠.

하늘이 파란 이유는 태양 가시광선의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가지 색 중 “파남”의 영역이 가장 많이 산란되기 때문인데요. 해가 지평선에 거의 걸쳐 지면과의 각도가 거의 0도에 가까울 때는 아주 좁은 영역인 보라색의 영역도 산란되곤 하거든요. 반대로 해가 있는 쪽은 각도가 높을 때 볼 수 없는 “빨주노”의 색들이 산란되어 붉고 노랗게 물든 하늘을 볼 수 있는 거랍니다. (과학도 잘 모르면서 과학적 이야기를 하려니 머리가 핑핑 돕니다만...+ㅅ+;;)

아무튼 그런 이유가 있기에, 해가 뜬 직후와 진 직후, 태양의 반대편 하늘은 “파남”보다 “남보”의 색깔을 띄게 됩니다. 그래서 날씨가 청명한 날, 아침 일찍, 특히 “야경의 황금시간대”라 불리는 저녁 시간엔 “포토샵 한 거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진한 파란색 하늘을 찍을 수 있어요. 파랗다기보단 거의 군청이나 보라에 가까운 색의 하늘을 찍을 수 있는 경험! 출근길이나 퇴근길 하늘을 유심히 관찰하면 즐기실 수 있답니다.^^



Tip 5.태양을 등지고 찍어라!
TIP 4와 이어지는 이야기인데요. 해가 뜨거나 지는 쪽 하늘은 빨갛고 노랗지만 그 반대편은 오히려 더 파랗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하늘이 모조리 파란 낮에도 마찬가지겠지요. 육안으로는 다 파랗게 보이지만 빛을 받아들이는 카메라의 조리개는 빛의 속성에 민감하단 말씀! 카메라의 렌즈를 태양을 향하고 사진을 찍게 되면 빛을 곧바로 받기 때문에 사진에 빛의 불순한 산란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름하야 “역광사진”이 되겠죠.

반대로 태양을 등지고 하늘을 찍게 되면 빛이 사진사를 지나 반대편의 하늘과 피사체에 고루 뿌려지게 됩니다. 그만큼 발색이 좋겠죠. 렌즈 플레어나 색수차 등 빛의 불안함으로 생기는 왜곡이 발생할 확률도 훨씬 적어지구요. 대낮에 하늘을 찍을 때 파란색이 쨍하게 고루 깔리게 하려면 태양을 등지고 사진을 찍는 습관! 항상 염두에 둡시다. 단 의도적으로 역광사진을 촬영하는 경우는 예외겠지요.


Tip 6.보다 진한 파란색을 원한다면 노출은 언더로!
“사진은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합하여 딱 적정노출일 때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적정노출의 중요함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겠지요. 하지만 하늘의 색깔만을 생각한다면 적정노출보다 한,두 스텝 노출을 언더로 찍는 게 좋습니다. 즉 노출이 약간 부족한 듯 어둡게 찍으면 좋다는 말인데요. 보통 사물의 색은 노출이 좀 부족할 때 더 진하게 표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출오버가 났을 때 본연의 색이 날아가고 사진이 하얗게 떠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언더일 때 색이 더 진해진다는 것이 잘 이해되시겠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 하늘을 제외한 지상의 다른 피사체들은 지나치게 어두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너무 과도한 노출부족은 금물입니다. 카메라의 노출계가 적정이라고 지시하는 노출에서 자신의 사진 느낌이나 판단에 맞춰 적절하게 언더로 찍어봅시다. 단 노출 설정을 노출부족, 적정노출, 노출과다 세 단계로 찍는 “오토 브라캐스팅” 촬영과 그렇게 찍은 세장의 사진을 합치는 HDR 편집에 자신이 있는 분이라면 과감한 노출 조절도 시도해 볼만 합니다.


Tip 7.조리개는 과감히 조여서 심도를 확보하자!
카메라의 조리개는 빛을 받아들이는 관문입니다. 이 문이 활짝 열려있으면 같은 시간 대비 빛을 많이 받아들일 것이고, 이 문이 살짝 열려있으면 빛을 적게 받아들이겠지요. 이처럼 조리개는 그 구경을 조절해 빛의 양을 조절하는데요. 조리개를 조인다는 것은 빛을 적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적정노출을 위해 조리개를 열었을 때보다는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셔터스피드)는 길게 해야겠지요.

어쨌거나 조리개를 조이면 사진에 초점이 맞는 영역인 ‘심도’가 넓어집니다. 그만큼 초점이 맞는 영역이 넓어진다는 이야기인데요. 한 번에 많은 양의 빛은 받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빛을 나눠서 고루 사진에 퍼뜨리기 때문에 발색이 더 좋아진다는 셈이지요. 조리개가 무척 밝은 인물용 렌즈로 조리개를 2.0F나 그 이상까지 활짝 열고 인물을 찍었을 때 하늘같은 배경이 초점은 물론 색까지 확 날아가 버리는 것을 생각해보시면 그 반대의 경우가 쉽게 이해되시겠죠.

보통 조리개는 8~11F 정도까지 조이는 게 화질 손실이 없으면서도 적당한 심도를 확보할 수 있는 추천 수치라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심도에 대한 집착이 좀 강해 16~18F, 심한 경우는 웬만한 렌즈의 최대로 조일 수 있는 수치인 22F까지 조이고 하늘을 찍곤 합니다.^^;; 뭐 개인의 취향과 입맛에 따라 조리개 조절은 하시면 될 듯합니다.


Tip 8.이왕이면 광각에 로우앵글로 시원하게 찍자!
DSLR 카메라를 사게 되면 당연히 따라오는 게 렌즈인데요. 렌즈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사진에 투자해야 될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음을 렌즈 고르다 보면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여러 가지 렌즈가 있지만 보통 광각, 표준, 망원 요 3가지 용도와 화각의 렌즈로 크게 구분이 되는데 보통 풍경 사진은 넓은 화각이 확보되는 광각렌즈를 많이 쓰게 됩니다. 물론 렌즈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17~55mm, 17~40mm, 24~70mm 정도의 화각을 갖고 있는 표준 줌 렌즈로도 얼마든지 시원한 풍경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어쨌거나 넓은 화각을 가진 광각렌즈가 풍경사진에 적합하다는 말이 나온 이유는 그만큼 풍경의 영역이 넓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지구는 얼마나 넓으며, 또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의 최대 영역도 생각보다 무척 넓습니다. 장엄한 풍경을 봤을 때 그 모습을 최대한 넓게 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심리겠지요. 이럴 때 하늘은 사진에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진의 많은 부분을 하늘이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하늘은 지평선보다 위로 올라갈수록 파란 색이 짙어지기 때문에 사진에 파란 색을 많이 담고 싶으면 이왕이면 광각렌즈를 써 높은 곳의 하늘까지 많이 담는 게 좋답니다. 또한 이 말은 기본적으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렌즈를 향하는 로우 앵글로 찍었을 때 그만큼 하늘의 파란 영역을 많이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Tip 9.측광을 할 때 태양 쪽은 금물!
“빛을 측정하다!” 이 말을 줄이면 ‘측광’인데요. 사진을 배울 때 무척 어려우면서도, 또 중요한 게 이 측광입니다. 측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노출이 확 달라지니까 말이죠. 하지만 하늘 사진에 있어 측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빛의 영역을 전체적으로 측정하는 멀티측광을 쓰던, 한 부분의 색을 집중적으로 측광하는 스팟측광을 쓰던 하늘은 기본적으로 고루 다 파란색이니까요. 하지만 절대 태양 쪽으로 측광을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카메라가 빛이 너무 밝다고 스스로 계산해 무척 어둡게 노출을 잡아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되면 태양과 태양 주위의 하늘을 제외하곤 사진의 다른 영역은 다 까맣게 나와 버립니다. 노을이 질 무렵 하늘과 함께 피사체를 실루엣을 찍을 땐 태양 주변의 하늘을 스팟측광을 이용해 찍으면 효과적이지만 일반적으로 하늘을 찍을 땐 태양의 반대편으로 측광을 하는 게 좋겠죠. 이 말은 결국 TIP5의 “태양을 등지고 찍어라”란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팁을 열 개 채우려다 보니 중복입니다. 죄송...-ㅅ-;;) 어쨌거나 파란 하늘 사진 찍을 때 측광은 멀티냐 중앙이냐 스팟이냐... 이런 어려운 설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


Tip 10.CPL필터나 포토샵 등 보조도구의 힘을 활용하자!
앞에서의 9가지 팁을 아무리 잘 이용한다고 한들, 그리고 렌즈나 카메라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빛은 참 요란하기 그지없는 놈이기 때문에 눈으로 본 본연의 하늘색을 100% 찍어내긴 힘듭니다. 그럴 땐 사진 내공의 부족함을 탓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없이 과감히 보조도구의 힘을 빌면 되는데요. 사진을 찍을 땐 CPL필터(편광필터), 사진을 찍고 난 뒤에는 포토샵의 도움을 받으면 눈으로 본 하늘색과 거의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렌즈 앞에 끼워 각도를 조절하면서 빛의 여러 가지 반사를 잡아주는 CPL 필터는 적절히 반사광을 차단하면서 하늘 본연의 색깔을 더 짙게 찍을 수 있습니다. 보통 렌즈를 사면 끼워주기도 하는 UV필터는 사실 렌즈보호용의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정말 파란 하늘을 찍고 싶다면 과감히 CPL필터를 사는 용단도 필요합니다. 뭐 초큼 비싸긴 하지만요^^;

 
이상 구구절절이 모자라는 사진실력과 이론으로 “파란 하늘사진을 찍는 열 가지 요령”을 소개해 봤습니다. 이 외에도 하늘을 더 멋지게 담는 방법은 많겠지요. 모자라는 팁이지만 즐거운 사진 생활을 하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난했던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절정의 파란 하늘을 보여줄 가을의 눈부신 한때! 멋진 하늘 사진 찍으시기 바랍니다^^
 
글/사진 : 우쓰라 (http://eco.dongascience.com/)
 
 

Posted by 하루에 과학 한 잔 더사이언스

고양이에 먹히거나 건물 유리창에 부딪치거나

홍도는 사시사철 푸른 나뭇잎을 볼 수 있는 상록수로 우거져 있다. 소나무를 비롯해 동백나무, 보리밥나무,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돈나무 등 각종 나무와 풀만 545종이나 산다. 또 홍도비비추, 홍도원추리, 홍도서덜취처럼 섬 안에서만 자생해 이름 앞에 ‘홍도’가 들어 있는 식물도 많다. 홍도 자생풍란은 과도한 채취로 지금은 섬 주변에서 흔히 볼 수는 없지만 아직도 수집가들 사이에선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다수 새들이 벌레를 잡아먹지만 나무 열매도 지친 새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보리밥나무의 열매도 그중 하나다. 일명 ‘보리똥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덩굴나무의 일종으로 홍도를 비롯한 해안가 일대에 서식한다. 늦봄인 4~5월경 가지에 크고 붉은 타원형 열매를 맺는데, 그 맛이 달콤하면서도 새콤해 사람이 먹어도 손색이 없다. 보리밥나무 열매는 기나긴 여행을 하는 붉은부리찌르레기 같은 새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기도 하다. 열매 속 당분이 기나긴 날갯짓 끝에 섬에 도착한 지친 새들에게는 높은 열량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씨앗이 더 영글고, 섬을 찾는 철새들이 느는 5월경에는 새들이 열매를 따 먹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얼마 전 센터 연구자들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철새들이 보리밥나무의 생장과 번식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열매를 먹은 새들은 섬 곳곳에 배설물을 떨어뜨리면서 배설물 속에 섞여 있는 보리밥나무 열매 씨를 널리 퍼트리고 있었다. 게다가 배설물에 섞여 있는 씨앗은 보통 씨앗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채 센터장은 “새가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씨앗 주변의 불필요한 물질이 없어지고, 따뜻한 체내에 있으면서 성장이 촉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새와 나무가 서로 생존을 위해 공생하고 있는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왼쪽) 3~5월 섬을 찾는 찌르레기들이 가지에 앉아 한가롭게 쉬고 있다. (오른쪽 상)들고양이에게 잡아먹힌 뒤 털만 남아 있는 철새 사체. (오른쪽 하) 배설물에 섞여 떨어진 보리밥나무 씨앗의 생장 과정을 연구하기 위한 화분들.

최근 홍도와 흑산도는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들고양이 개체가 급격히 늘면서 지쳐 쉬고 있는 새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살아온 족제비는 스스로 개체 수가 조절이 되지만 고양이는 인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섬에 버려진 고양이나 배를 타고 흘러들어온 고양이가 날갯짓을 하기도 어려운 지친 철새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먹으면서 철새의 서식 환경에 심각한 위협으로 떠올랐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면적이 좁은 홍도는 최근 들어 개체 수가 조절되고 있지만 흑산도는 섬 깊이 숨어버리는 말썽쟁이 고양이들로 아직도 골머리를 썩고 있는 실정이다.

건물 유리창에 부딪쳐 목숨을 잃는 새도 해마다 늘고 있다. 일명 ‘윈도스트라이크(Window Strike)’로 불리는 충돌사고다. 흔히 공항 주변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고지만 최근 홍도와 흑산도에서도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두 섬을 찾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자 관광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기현상이다. 건물 외관을 예쁘게 하기 위해 설치한 대형 유리창이야말로 새들에겐 가장 치명적이다. 유리창에 섬 반대편의 숲이나 바위, 바다가 반사된 모습을 보고 착각을 일으킨 새들이 그대로 날아가다 머리를 부딪쳐 아까운 생명을 잃는 것이다. 대부분 목숨을 잃지만 센터로 구조돼 들어와 치료를 받은 새들도 10마리 중 한두 마리만이 겨우 목숨을 건진다.

GPS로 희귀종 슴새 경로 처음 밝혀

철새의 이동과 생활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많다. 흑산도팀을 이끌고 있는 홍길표 팀장은 “철새에게 가락지를 붙인다고 해도 중간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동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철새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위치 정보를 무선 신호로 보내는 작은 단말기를 새의 등에 달아 필요할 때마다 위치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최소 12시간 단위로 위치를 알아낼 수 있어 이동 경로를 연구하는 데 효율적이다. 센터는 2008년부터 이 단말기를 희귀종인 슴새 10마리와 흰꼬리수리 등 13마리에 달아 경로를 추적했다. 그리고 지난해 희귀종 슴새의 이동경로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슴새는 3월~10월 우리나라에 머물며 번식하다가 동아시아 지역 무인도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위성 추적 결과 전남 신안군 칠발도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22일간 3600km를 날아 싱가포르와 베트남뿐 아니라 필리핀에서도 겨울을 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상)오구라 타케시 연구원이 포획된 중백로를 촬영하고
있다. 일본표식협회 회원인 오구라 연구원은 가락지 부착 분야의 전문가(밴더)다.
(하)남현영 연구원(왼쪽)과 서슬기 연구원이 길에서 구조된 새에게 영양제를 먹이고 있다.

슴새가 두 갈래로 갈라져 인도차이나 반도는 물론 필리핀 쪽으로도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GPS를 이용한 연구 역시 한계는 있다. 위치추적을 할 때마다 줄어드는 배터리 수명 때문에 연구할 수 있는 기간이 1년을 넘기기 힘들다. GPS단말기를 묶었던 끈이 중간에 풀리거나 천적에게 잡아먹혀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홍도와 흑산도를 찾는 철새들이 대부분 1년생이라는 점도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실제 홍도에서 해마다 포획되거나 관찰되는 철새들 가운데 태어난 지 2~3년 된 성조(成鳥)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대해 홍 팀장은 “일부 새들은 무리 내에 암수의 성비(性比)의 편차가 크거나 암수가 따로 다른 경로로 이동하다 번식지에서 만나 짝짓기 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마도 새들이 연령별로 다른 무리를 지어 이동하거나, 다른 경로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철새의 특성은 한두 해 관찰해서는 알아내기 힘들다”며 “특히 지구온난화의 영향 문제는 최소 10년 이상 연구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월 철새연구센터, 흑산도로 확장 이사

홍도는 습지가 있는 흑산도와 달리 빗물이 그대로 스며드는 지질 때문에 물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한 주에 한 번 담수화 시설에서 물을 공급받아 아껴 쓰거나, 빗물을 받아 사용해야만 한다. 매일처럼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는 일은 홍도에서는 사치에 가깝다. 게다가 섬 안에는 차가 한 대도 없기 때문에 생활필수품을 좁은 골목길을 따라 섬 중턱까지 직접 지고 올라와야 한다. 연구자들의 고충도 그만큼 크다. 외딴 섬이다 보니 연구원 한 명을 빼고는 몇 년째 가족들과 떨어져 산다.


섬 주민들은 센터 연구원들을 ‘철새팀’, ‘철새’라고 부른다. “출장 갔다 왔나. 안 보이데.” “철새, 오늘 회식상 뭐로 준비해줄까.” 섬 곳곳을 촘촘히 이어주는 작고 아담한 골목길에서 만난 주민들은 마치 동생이나 아들, 딸을 대하듯 안부를 물었다. 뭍에서 오는 관광객을 제외하고 고작 300~400명이 사는 작은 섬에서나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섬 주민들이 철새팀을 반겼던 것은 아니다. 센터가 섬에 생길 때만 해도 주민들의 반대는 거셌다. 섬 주민들은 뭔가 규제를 할 것 같은 기관이 들어온다는 데 심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자연을 이용해야 하는 주민의 입장에선 그러는 것도 어쩌면 당연지사다. 채 센터장을 비롯해 젊은 새 연구자들은 주민을 만나며 일일이 설득해야 했다. 그리고 오해는 금세 풀렸다.

노형수 연구원은 “지금은 반찬도 나눠 주고, 새가 죽어 있거나 다쳐 떨어져 있으면 주워서 갖다 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섬 생활은 물론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수의사 출신의 김희종 연구원은 “섬 주민들이 땅에 떨어진 다친 새를 직접 데려오거나 안 보이던 새를 보면 연락을 해온다”며 “센터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철새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띤다. 조류독감(AI) 바이러스를 비롯해 살모넬라나 대장균의 일종인 O-157이 철새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은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도 2005년 전 세계에 AI 바이러스가 확산돼 철새를 통한 전염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철새 연구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약 1200마리를 포획해 분석한 결과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장거리를 날아 서식환경이 다른 지역을 경험하는 철새들은 기후 변화나 해당지역의 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로미터’나 다름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나라별 환경을 평가하는 환경지속성지수(ESI)에 철새를 주요 기준을 삼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철새 연구는 막 걸음마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전국을 통틀어 철새를 관찰하는 전문 연구시설은 철새연구센터 단 한 곳뿐이다. 전국에 3000개 이상의 철새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미국은 물론, 60개 이상의 연구시설과 엄청난 마니아 집단을 보유한 일본, AI 바이러스 확산을 감시하기 위해 최근 시설을 70곳에서 550곳으로 늘린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 나라는 50~100년 가까운 연구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남현영 연구원이 홍도 주변 무인도로 날아온 철새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홍길표 팀장은 “홍도와 흑산도 외에도 국내 섬 10곳 정도에 모니터링과 밴딩을 담당하는 팀을 파견하는 수준 정도 돼야 세계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 7월 철새연구센터를 홍도에서 흑산도로 옮긴다. 현재 흑산도 흑산면 진리 배낭기미 습지 일대에는 센터가 옮겨 들어갈 2층짜리 신축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새로 마련된 센터에는 그간 공간 부족으로 한 사무실에서 해결해야 했던 여러 연구들을 나눠서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철새의 계통을 연구하기 위해 꼭 필요한 DNA분석실과 구조된 새가 쉴 수 있는 공간도 처음 마련했다. 채희영 센터장은 “새로 짓는 센터가 완공되면 센터 소속 연구자들 외에 철새 연구를 하고 싶은 과학자들의 방문 연구가 가능해져 철새 연구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철새 관찰과 연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3일간 함께 지낸 철새 연구자들의 바람은 거의 하나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새를 기피대상이나 사냥감으로 보지 않고 우리 주변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를 찾는 새들에 대한 폭넓고 과학적인 연구가 이뤄지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

“한 번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보세요.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새 소리가 들리고 있는지요. 세상이 다르게 느껴져요.”

흑산도를 떠나기 전 새로 개통한 흑산도 일주도로에서 만난 흑산도 철새팀의 막내 김우열 연구원이 던진 의미심장한 말이다.

 

박근태 기자ㆍ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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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호랑이 무늬 깃털로 뒤덮인 새 한 마리가 텃밭 한가운데서 한가롭게 먹이를 찾고 있다. 며칠째 밤새 바다 위 수천km를 이동해오느라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흙 속에 사는 벌레를 분주히 찾는다.

이 새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한적한 무덤가 주위에 살며 밤마다 귀신 소리를 낸다고 해서 ‘귀신새’라고도 부른다. 해마다 이맘때면 수천km를 날아오는 ‘호랑지빠귀’다.

그 옆에서는 작은 새 서너 마리가 개의치 않고 먹이를 찾는다. 자세히 모습을 보려고 잠시 다가서면 너 나 할 것 없이 호들갑을 떨며 숨기 급급하다가도 이내 다시 밭으로 모여든다. 이런 풍경은 4~5월 홍도에서 익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지난 4월 14~16일 한반도 최대의 철새 휴게소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와 흑산도를 찾았다. 이들 섬은 지난해에만 동남아시아와 필리핀, 멀리는 호주 북부에서 날아온 271종 30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머물다 갔다.

한반도 철새 80%가 두 섬 거쳐

전남 목포에서 104km 떨어진 작은 섬 홍도는 뭍에서 떠나는 배편이 하루 두 차례밖에 없을 정도로 외떨어져 있다. 그나마 올해 들어서는 궂은 날씨로 배편의 절반은 운항하지 못했다. 오후 1시 정각에 목포를 출발한 쾌속선은 3~4m의 높은 파도에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다. 2시간 반을 달린 끝에 도착한 홍도는 때마침 내린 눈으로 섬 숲에 하얀 눈꽃이 만발했다. 평소 때면 상춘객들로 북적였겠지만 이날은 기상 관측 이래 22년 만에 4월 중 가장 늦게 내린 눈으로 섬은 온통 적막에 휩싸였다. 홍도는 겨울철에도 항상 푸른 잎의 상록수 숲으로 우거질 만큼 날씨가 온화하다.

휘파람새과에 속하는 쇄개개비는 4~5월 홍도와 흑산도를 거쳐 서식지인 시베리아 동부와 일본 쪽으로 이동한다.

1965년 4월 7일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됐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홍도 33경은 어떤 뛰어난 조각가도 흉내 낼 수 없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빼어나다.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갖가지 모양을 한 절벽과 남문바위, 병풍바위, 탕건바위, 심금리굴, 흔들바위, 기둥바위, 시루떡바위 같은 명소는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5년 홍도에 철새연구센터를 처음 설립했다. 면적 6.47km2의 작은 외딴 섬에 철새연구센터를 지은 연유는 무엇일까. 초대부터 지금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채희영 박사는 단연 ‘환상적인 지리적 여건’을 꼽았다.

“해마다 4, 5월이면 엄청난 수의 새들이 한반도로 들어오거나 시베리아로 넘어가기 전 잠시 쉬었다 가려고 이곳에 모입니다. 섬이 작고, 한꺼번에 많은 새들이 모이는 까닭에 집중적인 연구를 하기에는 최적의 공간입니다.”

실제 홍도는 대부분의 지역이 상록활엽수림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다. 무엇보다 섬이 좁아 철새가 쉬어갈 수 있는 지역은 흑산 초등학교 홍도분교 주변의 초지, 산림 가장자리의 농경지에 불과하다. 철새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이동성 조류의 개체군 변동, 종 수 변화를 파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현재 한반도에서 관찰되는 조류는 약 500종인데, 이 가운데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는 약 380종으로 전체의 84.4%를 차지한다. 그중 80%인 353종이 홍도와 인근 흑산도를 매년 찾는다. 이맘때면 이름도 정겨운 개똥지빠귀를 비롯해 밭종다리, 유리딱새, 호랑지빠귀, 흰배지빠귀, 산솔새로 섬 곳곳에 생기가 돈다. 특히 홍도와 흑산도는 흰꼬리수리가 사는 서식지 가운데 세계적으로 위도가 가장 낮은 한계선에 속한다. 그만큼 서식지로서 보전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동남아서 시베리아로 가는 길목

철새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3개로 나뉜다. 여름철 동남아시아와 필리핀, 호주 북부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경로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경로, 남아메리카에서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하는 경로다. 겨우내 따뜻한 남쪽 지역에 머물던 철새들은 한결같이 적도와 남반구 저위도에서 북반구 고위도 쪽으로 이동한다. 철새의 이 같은 이동 특성에 대해 채 센터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시베리아의 툰드라 지역은 여름철 일시적으로 땅이 녹으면서 광범위한 습지를 형성하거나 울창한 숲을 이룹니다. 벌레 같은 새들의 먹잇감도 풍부해지지요.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이룹니다. 반면 남반구 대부분의 지역은 바다이다 보니 그런 여건이 되지 못합니다.”

홍도와 흑산도는 동남아시아에서 시베리아로 가는 요충지에 속한다. 이들 철새 중 대부분이 서해안을 통과하는데,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홍도와 흑산도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의 중요한 길목에 해당한다.

인도차이나 반도와 필리핀을 출발한 철새들은 몇 날 몇 밤 수백~수천km 바다 위를 날아 북쪽으로 이동한다. 호주에서 출발한 도요새의 경우 쉬지 않고 한번에 7000~8000km를 날아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대개는 평균 시속 60~70km 속도로 이동하다가 중간 중간 섬에 들러 허기를 달래고 지친 날개를 쉬곤 한다. 중국 남동부나 대만, 필리핀에서 출발한 새들이 천적을 피해 밤새 날아오다 만나는 섬이 바로 홍도와 흑산도다. 흑산도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동부해안도 500km나 떨어져 있다.


일단 ‘입도(入島)’에 성공한 새들은 2~3일간 머문다. 물론 섬에 사는 매나 흰꼬리수리 같은 맹금류에게 잡아먹히는, 운 나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서둘러 휴식과 영양 보충을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모니터링 하고 오겠습니다.” 아침 9시경 빙기창 연구원이 쌍안경과 커다란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집어 들고 분주히 나선다. 그는 발을 딛기에도 좁은 산비탈을 성큼성큼 걸어 오른다. 그러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밭 주변 숲 한쪽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철새 팀은 하루 최소 2번 이상 섬 곳곳으로 정찰을 나간다. 철새 모니터링은 센터가 하는 가장 주요한 업무 중 하나다. 간밤에 새로 들어온 종이나 떠난 종, 또는 개체 수를 알아내려면 모니터링이 필수다. 굶주리거나 너무 지쳐 쓰러져 있는 새를 찾아내 구조하기도 한다. 기자가 넌지시 “취재가 연구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느냐”며 질문을 던지자 빙 연구원이 “물론 방해는 된다”며 빙긋 웃는다.

“새들은 소리보다는 순간적인 행동이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멀리서 아무리 ‘왁왁’ 소리를 쳐도 도망가지 않아요. 하지만 보세요. 이렇게 갑자기 다가서거나 움직이면 날아갑니다.”

2007년부터 철새연구센터에 합류한 빙 연구원은 “모니터링을 할 때는 눈과 귀를 활짝 열고 크게 훑어야 합니다. 마치 가급적 눈을 크게 하고 전체 그림을 보는 매직아이를 하듯 말이죠. 거의 모든 감각을 열어둬야 합니다”고 말했다.

카메라를 꺼내 모습을 담으려는 순간 그의 시선이 또 한 방향에 꽂힌다. “작은 새들은 수풀 속에 숨어 있어서 일반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요. 새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모습을 볼 수 있지 무턱대고 돌아다닌다고 새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동정(새의 종을 파악하는 일)’은 전문가 중 전문가가 아니면 하기 힘들다. 새 모습과 소리, 행동거지를 순간적으로 보고서도 그 종류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새 도감을 줄줄 외운다고 해도 실제 자연에서 오랫동안 관찰하지 않고서는 새의 습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새의 종류에 따라 몸집이 큰 경우 이동과정에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V’자형으로 이동한다. 반면 딱새처럼 작은 새들은 양떼처럼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작은 새들의 경우 천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비정형의 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사실을 오랜 진화 과정에서 터득한 셈이다.

대학 학부 때부터 10년 가까이 새를 봐 왔다는 빙 연구원도 여러 번 낙방한 끝에 센터에 합류했다고 한다. 빙 연구원은 선후배 연구원들 사이에서 가장 새를 잘 보는 베테랑으로 불린다. 멀리 밭 한가운데서 순간 ‘파드득’ 하고 날아가 버리는 작은 새를 가리키자 신기하게도 단번에 이름을 알아맞힌다. “유리딱새네요.” 딱새과의 이 새는 섬을 찾는 여러 새 중에서도 가장 빨리 찾아온다.

철새 연구 기본은 가락지 부착

1시간가량 모니터링을 마치고 센터로 돌아오자 남현영 연구원과 센터 막내 서슬기 연구원이 새 한 마리를 손에 쥐고 뭔가를 하고 있다. 호랑지빠귀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쪽에선 흰 천 자루 안에 갇힌 새 몇 마리가 답답한지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남 연구원이 은색의 가락지로 새의 부척(정강이뼈와 발가락 사이 부분)을 감싸더니 펜치로 단단히 조인다. 새의 가냘픈 다리가 부러질 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였지만 웬일인지 손에 쥔 새는 얌전했다. 가락지가 단단히 고정된 것을 확인하자 눈금자로 부리 길이, 부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 날개 길이를 차례로 조심스레 측정했다. 전자식 쟁반저울로 몸무게도 쟀다. 남 연구원이 키를 말하자 서 연구원이 복창하며 20여 항목에 숫자를 받아 적는다. 남 연구원이 잠시 새를 들여다보는 사이 일본에서 온 오구라 타케시 연구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새연구센터 흑산도팀 소속 김우열 연구원이 포획된 쇠백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리에 찍히지 않게 손가락으로 부리 끝을 쥐고 있다.

가락지는 철새의 이동 경로나 성장, 행동을 연구하는 각국의 연구자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가락지에는 국명과 8자리의 일련번호로 이뤄진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연구자들은 포획한 새에게 가락지를 붙이고 20가지가 넘는 신체 특성을 기록한 뒤 이를 저장해둔다. 만에 하나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 이 가락지를 붙인 새를 발견한 발견자들이 문의해올 것을 대비해서다. 새를 포획한 사람이 가락지에 고유번호를 붙인 기관에 새가 처음 포획됐을 당시 상태를 문의하고, 현재 상태를 전해주는 과정에서 새의 이동 경로나 발육상태 등 다양한 정보 교류가 이뤄지기 때문에 가락지 부착(일명 밴딩)은 철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에 속한다.

실제로 센터 연구진은 2008년 텃새로 알려진 바다직박구리가 1255km나 날아간다는 사실도 처음 밝혀냈다. 철새연구센터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183종 1만 5500마리에 가락지를 부착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락지 부착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센터 연구자들과 일부 대학의 연구자가 고작이다.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반면 미국과 유럽, 일본처럼 철새 연구가 앞선 나라들은 가락지 부착을 문화 생활로 즐길 만큼 층이 넓다. 이웃나라 일본은 가락지 부착을 하는 전문가들만 3000명에 이를 정도로 층이 두껍다.

그래서 센터 연구자들은 마음이 바쁘다. 적은 인원으로라도 더 많은 가락지를 부착하려는 욕구가 앞선다. 흑산도팀 소속 김성진 연구원은 “가급적 많은 새들에게 가락지를 부착하기 위해 밤낮없이 작업하고 있다”고 말한다.

2005년 처음 문을 연 이후 철새연구센터는 하루도 문을 닫은 때가 없다. 모니터링과 밴딩은 1년 365일 내내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름철새들이 지나가는 4, 5월과 다시 내려가는 9, 10월은 철새 연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눈코 뜰 새가 없다. 이날도 가락지 부착 작업은 아침 6시 반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철새가 오는 철이면 24시간 가락지를 부착하는 경우도 있다. 매일처럼 30분에 한 번씩 센터 주변에 설치한 안개 그물에 포획된 새를 안전하게 센터까지 가져오는 일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행여 새를 그물에서 떼다가 다리가 부러지거나 날개가 꺾여 다치는 일이 없도록 새를 가져오는 일은 베테랑급 연구원들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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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개발사업이라는 새만금 간척사업. 그 시작을 여는 새만금 방조제가 지난 4월 27일 드디어 완공됐다. 1991년 11월 제1호 방조제가 착공된 지 꼬박 19년 만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개발 면적 401km2, 길이 33.9k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거대한 방조제 한 층 한 층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토목 기술로 탄생했다.

‘33.9km의 세계 최장 방조제’, ‘환경파괴의 기념비적인 사례’. 아이러니하게도 두 수사는 모두 새만금 방조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새만금 방조제를 짓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1991년. 서해안의 동진강과 만경강의 하구를 막아 농경지로 쓸 땅을 간척할 목적이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19년 동안 지어진 방조제는 서해안의 지도를 바꿔놓았다. 서울의 3분의 2 면적인 401km2의 바다가 국토가 됐고, 새만금의 하구 갯벌은 사라졌다.  

환경단체에서는 갯벌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공사를 중단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것은 4년 7개월 동안의 지리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대법원은 ‘개발’ 쪽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공사가 완료된 지금 이 시점에도 환경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방조제 내부에 오염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습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합의점을 찾아나가고 있다.

바다를 가르는 33.9km 4차선 도로
오후 1시. 김제역에서 취재를 도와주기로 한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박철균 계장과 만나 함께 자동차를 탔다. 30분쯤 달렸을까. 새만금 방조제가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다. 실제로 보니 상상했던 것과는 꽤 달랐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간척지, 즉 방조제 안쪽을 흙으로 메운 땅이 아니었다. 내부 간척 사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도로 양쪽으로는 서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바다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느낌이 굉장히 상쾌했다. 방조제를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인지 도로 중간 중간에 잘 꾸며진 휴게소와 전망대가 눈에 띄었다.

 방조제의 규모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거대하다’, ‘길다’는 얘기는 많이 듣고 갔지만 직접 가서 보니 사람이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방조제 위에 설치된 4차선 도로는 일반 도로만큼 폭이 넓었다. 그런데 이 도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박 계장은 “폭이 가장 넓은 곳은 535m이고, 높이는 36m”라며 “이곳에 들어간 돌과 모래의 양은 길이가 418km인 경부고속도로 4차선을 13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양”이라고 알려줬다.

그런데 사실 새만금 방조제는 환경문제 외에도 할 얘기가 많은 곳이다. 길이가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라는 사실도 그렇고, 바닷모래와 돌망태를 이용한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토목 기술로 지어졌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한지는 대답하기 힘들지만, 공사가 완료된 이상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또 앞으로의 새만금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새만금 사업에 18년 동안 몸담아온 오진휴 소장이라면 그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와 그가 만든 방조제를 만나기 위해 5월 13일 전북 김제를 찾아갔다.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 방조제 오른쪽이 서해다.

방조제 안쪽은 서울의 3분의 2 면적이라는데, 정말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원래 이곳에는 농업용지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중간에 계획이 많이 변경됐다. 지난 1월 28일 발표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에 따르면 전체의 70% 정도는 관광용지나 생태환경용지, 과학연구용지, 신재생에너지용지, 농업용지 등의 복합적인 토지로 만들고 나머지 부분은 호수로 꾸민다. 이때 사람들이 가장 걱정스러워 하는 부분이 방조제 내부의 수질인데, 새만금사업단은 새만금으로 강물이 흘러드는 동진강과 만경강의 상류에 오염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방조제 내부에는 자연정화 기능이 있는 생태환경용지를 건설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개발공사는 내년부터 시작해 2020년에 완료된다고 하니 그때쯤이면 이 도로를 달리면서 도시와 호수, 그리고 바다를 동시에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래로 더 단단하게 짓는다?
규모와 경치에 감탄하다 보니 금세 3공구사업소에 도착했다. 방조제는 지어진 순서대로 1공구부터 4공구까지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인터뷰를 하기로 한 오 소장은 3공구를 담당하고 있었다. 오 소장을 기다리는 동안 차에서 내려 발을 굴러봤다. 방조제가 튼튼한지 괜히 시험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런 기자의 모습을 봤는지, 오 소장은 “비행기가 착륙해도 끄떡없다”고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검게 그을린 피부와 구성진 전라도 억양이 이곳에서 보낸 18년 세월을 말해주는 듯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 방조제만큼 튼튼한 방조제는 없을 겁니다. 1000년에 한 번 불어올까 말까 하는 센 바람과 높은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거든요. 게다가 바닷모래를 썼으니 오랫동안 안전할 겁니다.”

방조제를 모래로 지었다는 말이 처음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됐다. 모래성은 작은 파도에도 힘없이 무너져 버리지 않는가. 기자의 표정을 본 오 소장은 “방조제의 뼈대는 사석이라는 큰 바위로 만들고 그 위에 바닷모래로 살을 입힌 것”이라며 “모래는 잘 다져 놓으면 돌처럼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방조제를 지을 때는 모래 대신 흙이나 진흙을 이용한다. 특히 진흙은 물을 막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래보다 적은 양으로 방조제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진흙은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으면 점점 강도가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오 소장은 “군산 앞바다의 섬을 깎은 돌과, 2공구와 4공구 방조제 앞쪽 바다에서 파낸 바닷모래로 방조제를 지었다”며 “타지에서 진흙을 가져와 짓는 것보다 훨씬 친환경적이고, 파낸 부분은 수년 내로 다시 메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방조제 전체를 바닷모래로 지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새만금 방조제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정밀한 모형실험으로 돌 크기 결정
그래도 바닷물이 계속 흐르는데, 어떻게 모래가 떠내려가지 않고 쌓여 있을까. 오 소장은 “평상시에 이곳 서해는 바닷물의 속도가 초당 1m 정도지만, 공사가 진행돼 물이 드나들 수 있는 폭이 좁아진 상태에서 조류가 빠른 시기가 되면 1초에 7m 정도까지 빨라진다”며 “바닷물에 쓸려 내려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공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방조제 축조 공사는 여러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방조제를 건설할 자리에 지반 매트를 깔고 무게가 2~3t인 큰 바위를 쌓아 방조제의 기초를 마련한다. 이것을 ‘바닥보호공’이라 한다. 그 위에는 또 다른 큰 바위(사석)를 쌓아 ‘방조제의 뼈대’인 ‘1차 사석제’를 만든다. 뼈대를 만든 뒤에는 파도에 정면으로 맞서는 방조제 바깥쪽 단면을 ‘근고공’으로 보강하고, 안쪽 단면에는 ‘필터석’을 설치한다. 이때 필터석은 방조제 안쪽으로 갈수록 돌 크기가 작아지도록 쌓아야 한다. 필터석의 끝부분에는 폴리에틸렌 재질의 매트를 놓는다. 필터석과 매트는 바닷물이 바위틈으로 들어오더라도 모래가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근고공과 사석, 필터석을 모두 쌓으면 그 위는 ‘피복석’으로 덮는다. 피복석의 크기는 파도의 높이나 바닷물의 유속을 고려해 결정한다. 그 다음으로 모래를 쌓아 방조제에 차수층을 만든다. 차수층은 이름처럼 바닷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차수층의 끝부분은 다시 사석을 쌓아 마무리한다. 바닥보호공은 공사 초반 물살이 세지기 전에 전체적으로 시공하지만 나머지 공사들은 200~300m씩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조금씩 방조제 길이를 늘려 나간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철저한 모형실험을 해서 계획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어촌연구원에는 가로, 세로가 100m인 큰 수조가 있는데, 여기에 실제로 방조제 모형을 세우고 밀물과 썰물을 재현해요. 그 결과로 파도의 높이를 계산한 뒤에 방조제의 높이와 사용할 재료의 크기를 결정하죠.” 

방조제는 실제로 각 구간마다 높이와 피복석이 다르다. 1공구는 파도가 방조제의 수직 방향으로 세게 치기 때문에 높이를 10.2m로 설계한 반면, 3공구는 방조제 앞쪽에 섬이 있어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높이를 8.5m로 설정했다. 중국 쪽에서 파도가 가장 크게 밀려오는 4공구는 방조제 높이가 11m다. 이런 높이 차이를 자동차를 타고 오는 동안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3공구는 4공구에 비해 피복석도 작다. 3공구의 피복석은 1t 내외지만, 4공구 피복석은 약 3t 정도다.

가장 힘들었던 끝막이 공사, 돌망태로 마무리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꼼꼼히 계획을 세우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변수가 많습니다. 특히 바닥보호공은 공사 초반에 시공했기 때문에 공사를 하는 동안 취약한 부분이 많이 쓸려 나가요. 수시로 수심과 지형을 측정하면서 유실된 부분을 돌망태로 채워 넣죠.” 돌망태는 작은 돌 여러 개를 쇠로 만든 망태에 넣어 2~3t의 큰 바위처럼 만든 것.  

돌망태 공법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돌망태는 큰 바위를 구하기 어려울 때 대신 사용할 수 있고, 큰 바위와 달리 모양을 여러 가지로 변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간에 알맞게 채워 넣을 수 있다. 또 큰 바위는 모서리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물의 저항을 많이 받는 반면, 돌망태는 바닥에 납작하게 달라붙어 물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잘 떠내려가지 않는다. 오 소장은 “유속이 같고 무게가 동일하면 돌망태가 바위보다 3배 정도 잘 버틴다”고 설명했다. 

“끝막이 공사 때도 이 돌망태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공사 막바지라 큰 바위들이 많이 부족했는데, 돌망태들을 여러 개 묶어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죠.”

끝막이 공사는 방조제의 가장 마지막 구간을 쌓는 공사다. 공사가 진행될수록 물이 드나드는 입구가 좁아지면서 물살이 세지기 때문에 끝막이 공사는 전체 공사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공사로 손꼽힌다. 실제로 2006년 끝막이 공사가 진행될 당시 유속은 초당 7.08m로 방조제를 시공하는 다른 나라의 2배에 해당하는 악조건이었다.

“24만 개가 넘는 돌망태를 들이부었습니다. 여기 우리가 있는 사무실부터 저쪽 기념탑이 세워진 데까지가 전부 돌망태를 쌓아놨던 땅이에요.”

오 소장이 가리키는 곳에는 전망대와 공원으로 꾸며진 넓은 부지가 보였다. 한눈에 봐도 굉장히 넓은데, 거기에 돌망태가 가득 쌓여 있었다고 상상하니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이 쩍 벌어졌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끝막이 공사 때였던 것 같아요. 한 번 실수하면 되돌릴 수가 없으니까 엄청 준비를 했죠.”

오 소장은 3월 17일부터 4월 21일 중 유속이 가장 느린 세 기간(소조)을 정해 끝막이 공사를 계획했다. 바닷물이 너무 세서 끝막이 부분을 두 구간으로 나눠서 진행하는데, 두 구간을 동시에 정확히 막는 게 관건이었다. 두 구간을 일정한 속도로 채우지 못하면 어느 한 구간에 바닷물이 쏠려 그쪽 바위들은 물론 기초 지반까지도 모두 떠내려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을 꼼꼼히 분석하고, 위험요소에 미리 대책을 세워놔야만 했다. 오 소장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유속에 따라 재료가 쓸려 내려가는 정도를 파악한 뒤, 1초에 얼마만큼의 돌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 이때 바위와 돌망태는 어느 정도의 비율로 써야 하는지 세밀하게 공정 계획을 세웠다. 실제 공사 때는 계산한 양보다 재료를 30% 정도 더 준비했다. 시공팀은 이날 172만 9000m2의 바위와 돌망태를 사용해 끝막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15t 덤프트럭 22만 대 분량이다. 35t 이상의 대형 덤프트럭 16대와 15t 트럭 150대가 이날 가동됐다.


새만금 방조제는 국제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공사였다. 인도나 네덜란드처럼 간척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국가들은 직접 새만금 방조제를 방문하기도 했다. 오 소장은 “국내 방조제 건설 기술은 세계 수준”이라며 “해외 기술자들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기술을 빼내 가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런 대규모 간척사업을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와 물고기가 오가는 길
그 이후의 인터뷰는 오 소장과 함께 방조제 위를 걸으면서 계속됐다. 사무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방조제 내부에 고인 물을 바깥으로 빼내는 수문이 있었다. 이름이 ‘배수갑문’이라는데 인공폭포라고 해도 될 만큼 크고 멋있었다. 오 소장은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홍수에 대비해 만든 수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가 신시배수갑문입니다. 폭이 300m, 높이는 15m나 되죠. 부안군 쪽에는 가력배수갑문이 있어서 새만금 방조제에는 배수갑문이 총 두 개입니다. 수문 두 개를 합치면 1초당 방류할 수 있는 물의 양이 1만 5862t이에요. 소양강 댐의 3배죠.”

새만금 방조제의 엄청난 규모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배수갑문 한쪽에는 문이 또 있었다. 오 소장은 배가 드나드는 ‘통문식어도’라고 설명했다. 통선문식어도에는 방조제의 안쪽과 바깥쪽에 수위 차가 생길 것을 대비해 작은 문이 여러 개로 설치돼 있었다. 문이 차례로 열리면서 배가 서서히 방조제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였다. 통선문식어도는 신시배수갑문과 가력배수갑문에 각각 한 개씩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연다고 한다.  

“통선문식어도는 물고기들이 오고가는 문이기도 해요. 어종을 보호해야 되니까요. 배수갑문 아래로는 긴 관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만약 방조제 안쪽 바닥에 더러운 물이 고이면 이 관으로 빼낼 수 있죠. 사실 방조제 곳곳에 환경을 생각해서 만든 부분이 많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환경단체와 법원을 드나들다 보니(웃음)….” 

모든 것을 초탈했다는 듯이 웃는 그를 보면서 환경단체든 정부든 어느 한쪽도 마음이 편한 쪽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튼튼하게 지었으니, 경제를 발전시키는 역할은 제대로 하면서 환경피해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죠.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와 헤어지고 김제역으로 돌아오는 길. 방조제 뒤로 떨어지는 해를 보면서 새만금 방조제는 바닷모래와 돌망태가 아니라 오 소장 같은 사람들의 땀과 국민의 기대로 세워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영혜 기자 y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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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등대(燈臺)’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항구의 ’파로스 등대’로 알려져 있다. 기원 전 280년에 만들어진 이 등대는 1600년 후에 지진으로 파괴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원전에 높이 135m에 달하는 대형 건축물을 쌓아 올렸다는 점, 석유나 전기 같은 근대적인 에너지원도 없이 밤새도록 불을 밝힐 수 있었다는 점 때문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파로스 등대가 무기로 쓰였다는 전설도 남아 있다. 태양빛을 모아 항구 근처로 접근하는 적들의 배를 불태우는데 쓰였다는 것이다. 신빙성은 약하지만 빛을 멀리 보내기 위해 등대에 오목거울을 설치했을 거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이런 기술이 당시 대중에게 얼마나 첨단기술의 상징처럼 비춰졌는지를 역설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높다란 등대를 바라보며 가졌던 이런 과학적 경외심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은 바닷가의 아름다운 정경과 낭만의 상징처럼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등대는 아직도 현대 과학의 상징이다. 수천 년 전부터 쓰이던 등대는 요즘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도 등대(독도항로표지연구소). 1954년 설치됐으며 1998년 12월 유인등대로 전환했다. 15m 높이의 등탑과 연구소가 일체화된 건물이다. 10초에 1번 점멸하는 ‘등명기’ KRB-670을 갖추고 있어 46km 밖에서도 빛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등대를 조명기구처럼 생각한다. ‘어두운 밤바다 환하게 밝혀주는…’ 따위의 표현이 노랫말이나 문
학작품에 흔히 쓰이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로 등대는 주변 바다를 그렇게 밝게 비춰주진 않는다. 등대가 조명기구라는 (내륙 사람들의) 착각은 빛을 이용해 바닷가 곳곳을 비춰 보는 ‘서치라이트’ 처럼 쓰일 거라는 오해 때문이다. 빛을 비추는 등대도 있지만 암초 등 위험한 장소를 강한 빛으로 비춰 알려줄 뿐 빛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일은 없다. 사방으로 휘둘러 대는 빛은 어두운 밤에 배를 모는 항해사에게 오히려 혼란을 준다.

등대의 기본적인 목적은 ‘표시’다. 바다 위를 나아가는 선박은 해가 져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면 방향을 잡기가 어렵고, 물 속에서는 어디서 암초가 튀어 나올지 알 수 없다. 육지가 가까워질수록 더 위험하다. 이럴 때는 등대 불빛을 지표로 삼아 위험한 곳을 피해서 움직여야 한다. 등대란 육지 근처를 항해하는 배들이 안전하게 운행하도록 와주는 안전장치이자 도우미인 셈이다. 많은 등대가 육지가 바다로 툭 튀어나와 있는 만(灣)이나 섬 위에 설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등대에서 나오는 빛은 주변으로 밝게 퍼져나가는 것보다는 멀리까지 잘 도달하는 직진성이 중요하다. 등대는 등명기(燈明機라는 조명기구를 쓰는데, 주위를 프레넬(평면) 렌즈로 감싸 빛을 평행광선으로 만들어준다.


국내에서 등대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기관은 국토해양부다. 이곳에선 등대를 비롯해 선박 운행에 도움을 주는 표지 시설들을 ‘항로표지’라고 부른다. 국내 최초의 근대식 등대는 1903년 6월 1일 처음 불을 밝힌 인천항 입구의 팔미도 등대다. 근처의 소월미도 등대, 북장자서 등표, 백암 등표도 같은 날이 생일이다. 등표란 등대처럼 빛을 내지만 암초 등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바다 위에 설치하는 ‘빛이 나는 부표’다. 팔미도 등대는 돌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었다. 초기에는 석유등을 사용해 약 10km 안팎까지 빛을 밝혔지만 현재는 전기등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세운, 등대지기가 상주하는 유인등대는 1998년에 만든 독도 등대다. 국내에 유인등대는 40개, 무인등대는 1002개가 있다. 각종 항로표지 시설을 합하면 모두 3915개의 도우미가 바닷가에서 길안내를 하고 있다.

유인등대는 바다의 종합안내시설

국토부는 2002년 국내 해역 전역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오차를 1m 이내로 줄인 DGPS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갖춘 선박은 한국 근해에선 언제 어디서나 바닷길을 찾을 수 있다. 군함은 레이더 위에 자신의 위치를 표시해 주는 ‘레이콘’ 장비를 쓰기도 한다. 이런 ‘전파표지’ 방식은 사용이 편리해서 많은 배들이 쓰고 있다. 

그렇다면 등대와 같은 항로표지 시설은 점점 쓸모가 없어지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국토해양부 해양교통시설과 공현동 사무관(공학박사)은 “최신형 네비게이션이 달린 자동차를 타고 있다고 신호등이나 차선, 중앙분리대 등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통적인 항로표지의 쓰임새는 여전히 많으며, 정부도 계속 시설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표지판 중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등대처럼 빛을 이용해 신호하는 ‘광파표지’ 방식이다. 눈에 잘 띄는 표지판이나 부표 등을 설치하는 ‘형상표지’ 방식과 함께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다. 소리로 신호를 보내는 ‘음파표지’ 방식도 있다. 짙은 안개, 폭우 등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경우 소리로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소리등대인 셈이다. 1분마다 5초씩, 5마일 밖에서도 들릴 수 있는 큰 소리로 신호를 내도록 되어 있다.

(왼쪽)인천 팔미도 등대. 한국최초의 근대식 등대로 1903년 완공됐으며 2004년 최첨단 등대로 새롭게 지어졌다. 구형 등대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40호로 지정돼 보존 중이다.(오른쪽)인천 울도항에 있는 무인등대. 흰색 등대 위에 녹색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방파제 좌측에 있는 등대라는 걸 알 수 있다.

전국 해안에 있는 40개의 유인등대는 이런 이유에서 각별하다. 밤에는 광파표지 시설이지만 밝은 낮 먼 곳에서 바라보면 색깔과 모습 자체로 형상표지 시설처럼 쓰인다. DGPS 단말기, 레이더 등을 갖추고 있는 전파표지 시설이자, 다급할 땐 큰 소리를 내는 음파표지 시설이기도 하다. 바다 위의 종합안내시설이 유인등대인 셈이다.

녹색 만나면 오른쪽, 적색 만나면 왼쪽
육지에서 튀어나온 바위, 암초,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바위섬 등에는 거의 대부분 항로표지가 설치돼 있다. 해난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등대나 등탑, 부표 등이 무조건 피해야 하는 기피 대상은 아니다. 특히 여러 대의 선박이 수시로 드나드는 복잡한 항만에서는 등대나 부표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녹색 부표를 만나면 배가 너무 왼쪽으로 치우쳤다는 뜻이므로 선수(배의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려야 한다. 붉은색 표식은 반대로 배를 왼쪽으로 돌려야 한다. 노란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는 부표는 동서남북의 방위를 표시할 때 쓴다. 붉은색+검은색 부표는 막다른 길을 뜻하고 붉은색+흰색 표식은 안전 지역을 나타낸다.

광파표지에도 비슷한 규칙이 있다. 방파제 좌측에 있는 등대(혹은 등탑)는 흰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녹색 불빛을 낸다. 우측에 있는 등대는 붉은 색으로 칠하고 붉은 빛을 낸다. 칠흑 같은 밤에 항구에 접안하려는 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세 가지 불빛으로 안내하는 ‘지향등’을 쓴다. 녹색과 붉은색 빛을 피해 중앙의 흰 불빛을 따라 항구로 들어오는 방식이다. 좁은 항만에서는 등탑 2개를 접안각도에 꼭 맞춰 설치하는 ‘도등’ 방식을 쓰기도 한다. 뒤에 있는 등탑이 앞에 있는 등탑에 가려 보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며 배를 운행하면 접안 각도를 맞출 수 있다.

이 밖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은 ‘특수신호표지’를 이용해 전달한다. 항만으로 배가 진입할 시간이나 조류의 높이, 바람 방향 등 다양한 정보를 전광판, 전파신호 등의 형태로 알려준다. 

이런 규칙은 모두 국제항로표지협회가 지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985년부터 이 방식에 따라 항로표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미국이나 남미, 동남아시아나 일본 등은 우리와 같은 방식을 쓴다. 반면 유럽이나 러시아 등은 다른 규칙을 쓰고 있다. 선박을 운행하는 뱃사람이라면 두 규칙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  울산 신안 남방파제에 자리한 ‘기울어진 등대’. 방파제 입구 오른편에 있는 무인 등대로 붉은 색이 칠해져 있으며 붉은 빛을 낸다.

등대는 종합정보 센터

항로표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기술 역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광파, 형상, 전파, 음파표지 기능을 모두 갖춘 대형 등대시설은 이런 ‘항로표지 네트워크’의 중심축이다. 

국내 12개 무역항에는 이런 시설을 활용해 복잡한 선박의 입출입을 관리하는 바다 위의 관제탑인 ‘선박통항신호소’가 설치돼 있다. 인공위성이나 CCTV, 레이더 등을 통해 선박의 위치를 파악하고, 인터넷과 컴퓨터 운영정보시스템을 이용해 항로표지를 적절히 운영하며 선박의 운영도 돕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항로표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24시간 감시하는 집약관리시스템과 관리센터 역시 대전 중앙센터를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항로표지 부근의 기상, 해양상황을 선박에 통보해 주는 ‘해양기상신호표지’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국토부는 2~3년 안에 바닷가로 접근하는 모든 선박의 제원과 운항정보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선박에 따라 최적의 안내를 펴는 ‘자동위치식별신호표지’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영해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는 수천여 개의 항로표지를 관리하는 일. 그 중심에 낭만과 바닷가의 추억으로 대변되는 등대가 서 있다.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 사진 국토해양부 해양교통시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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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위험에 빠졌다. 특히 큰 강에 펼쳐진 ‘금빛 모래톱’은 대부분 사라질 태세다. ‘4대강 살리기’ 사업 때문이다.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의 16곳에 보를 세우고, 600km가 넘는 물길 곳곳의 모래와 흙을 파헤친다. 국토해양부가 펴낸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사라지는 모래와 흙의 양만 5억 7000만m3가 넘는다. 여기에는 강변에 펼쳐진 ‘금빛 모래톱’도 포함된다.

공사를 진행하는 쪽에서는 바닥을 파 깊게 하고, 너비를 일정하게 만드는 작업이 ‘강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정말 강을 살리는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 모래톱의 생태학적 가치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모래톱이 있는 강이야말로 진짜 살아 있는 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그 진실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지난 6월 11일, 낙동강 공사구간의 모래톱을 찾는 환경재단 현장 답사에 동행했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가 안내를 맡고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 최열 환경재단 대표, 윤준하 6월민주포럼 대표 등이 함께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설명을 해줄 전문가가 필요해 주최 측의 양해 하에 하천 경관생태학자인 이현정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원도 동행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보 건설 현장도 찾았다.

모래톱이 저절로 사라진다

“이 모래가 다 사라질 수 있습니다. 불과 10년, 20년이면 이 지역은 습지가 되거나 나무로 덮일 거예요.”첫 번째 목적지인 경북 예천 회룡포에 도착하자마자 박창근 교수가 설명했다.

“이곳 회룡포를 굽이쳐 흐르는 강이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입니다. 그런데 이 강 상류에 지금 댐을 짓고 있어요. 댐이 물뿐만 아니라 모래도 막을 가능성이 있죠.”

내성천은 낙동강 본류가 아니기 때문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사업의 일환으로 강 상류에 영주댐(송리원댐)을 짓고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영주댐은 물을 저장했다 비가 오지 않는 계절에 흘려보내 낙동강의 수질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건설되지만, 물과 함께 모래가 내성천 하류로 충분히 공급되는 것을 막는다는 단점이 있다. 저수량이 1억 8100만t에 이르는 대형 댐이 물을 가로막으니 흐르는 물의 양이 줄고, 속도까지 느려지니 모래 대신 점토가 밀려와 쌓인다. 점토가 쌓인 곳은 습지가 되기 쉽다.

이런 예는 낙동강 본류에서 실제로 관찰할 수 있다. 1976년 낙동강 상류에 안동댐이 건설될 때, 댐 하류에는 드넓은 모래톱이 있었다. 그러나 댐이 세워지자마자 모래톱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버드나무가 우거진 거대한 습지로 완전히 바뀌었다. 안동에서 하회마을까지 5㎞에 걸쳐 펼쳐져 있는 구담습지가 그곳이다.

 내성천을 벗어나 경천대로 향했다. 시원하게 뻗은 모래톱의 경치가 좋아 ‘낙동강 제1경’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공사 예정임을 알리는 파란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파란 깃발 안쪽의 모래톱은 10m 깊이로 파헤쳐져 흔적도 남지 않게 된다.


현재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렇게 강 바닥의 모래를 파내는 작업(준설)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하천 바닥을 깊게 해 홍수 위험을 낮추고, 전체 구간에 걸쳐 수심을 6m로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서이다. ‘물그릇’이 커져서 물의 양이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적게는 5~6m, 경천대의 경우처럼 많게는 10m 깊이까지 모래를 파내야 한다. 파내는 폭은 수백m에 이른다. 박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낙동강에서 계획대로 4억 4000만m3의 모래를 준설하기 위해서는 안동에서 부산에 이르는 낙동강 구간 320km를 폭230m, 깊이 6m로 파내야 한다. 산을 20km 뚫는 터널 공사가 대규모 토목 공사의 예로 꼽히는데, 이때 나오는 흙이 600만m3라고 하니 낙동강 구간에서 준설되는 양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모래톱은 쓸모가 없는 것이 아니다. 모래는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 자체가 자연 필터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내부에 사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해 주기도 한다. 따라서 모래를 퍼 올리면 당장 수질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강바닥이 평평해져서 수생 생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김정수 부소장은 “얕은 물과 깊은 물에 사는 생물이 각기 다른데, 준설이 이뤄지고 나면 강에서 발견될 수 있는 생물종이 단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수심이 낮은 모래톱이나 자갈밭에서 사는 흰목물떼새나 호사비오리 같은 새가 더 이상 강을 찾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논란의 보 건설 현장을 가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모래를 실은 트럭이 먼지를 날리며 곁을 지나갔다. 바닥엔 모래를 쏟아 돋운 듯 빨간 흙이 두텁게 깔려 있었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상주보 건설 현장. 낙동강에 건설되고 있는 8개의 보 가운데 가장 상류에 위치한 보다. 이곳을 찾은 것도 두 번째인데, 두 달 사이에 얼마나 공사가 진척됐을까 궁금했다.

강 동쪽에는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거대한 기둥 세 개가 거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6월 말 장마 이전에 기초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사를 서두른 결과다.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임시로 흙을 돋운 시설물(가물막이)로는 장마 때 크게 불어난 물을 막기 어렵다. 따라서 기초공사만 마친 뒤 장비를 빼고, 장마철이 끝난 뒤 물이 빠지면 다시 상단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

상주보는 움직이지 않는 고정보 230m와, 수문을 열 수 있는 가동보 105m가 이어진 형태다. 강의 동쪽에 위치한 가동보는 물의 양이 늘어날 때 문을 열어 물을 내보내기 위한 것이다. 평평한 판 모양의 수문 두 개가 설치되는데, 폭이 45m, 높이가 10m에 이른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짓고 있는 보 16개에는 모두 가동보가 포함돼 있고, 대부분 수문의 폭이 40m가 넘는다.

이틀 전 금강 금남보와 금강보 현장에 동행했던 대전대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에서 폭이 40m가 넘는 수문을 실제 강에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그렇게 큰 수문을 설치할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에서 1초에 1만 5862t씩 쏟아져 나오는 강물을 조절하는 새만금 방조제의 배수갑문도 수문 하나의 폭이 30m에 불과하다. 이렇게 큰 수문이 강 곳곳에 설치되다 보니 사업에 반대하는 학자들로부터 운하의 전 단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40m면 한강 대형 유람선의 15배 무게인 5000t짜리 배가 지나다닐 수도 있는 폭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 있던 도남서원이 있는 강의 서쪽은 흙만 쌓았을 뿐 아직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이곳은 생태공원으로 꾸며질 예정인데, 여기에는 물고기가 보에 막혀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물고기 길(어도)이 설치된다고 했다. 어도는 높이 기울기가 1% 정도로, 기울기가 10%인 서울 한강 잠실보의 옛 어도보다는 완만하다. 잠실보의 어도는 2002년 한강 생태계 조사에서 급한 기울기 때문에 누치나 강준치처럼 크기가 팔뚝만 한 큰 물고기밖에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상주보의 어도는 잠실보 어도보다는 훨씬 더 물고기에게 유리한 생태적인 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 전체가 보로 막힌 상황에서 좁은 어도를 따라 700m나 우회해서 상류로 이동할 수 있는 물고기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마른 강이 자연스럽다

사실 상주보 공사현장보다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따로 있었다. 건설현장 왼쪽, 즉 강 상류 쪽에 있는 모래로 된 섬이다. 그 섬의 동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서쪽에는 물줄기가 말라서 모래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주변의 공사 현장과 어우러져 조금 삭막해 보였
지만, 모래에 선명하게 남은 물결무늬와 약간씩 고여 있는 물, 그리고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이곳에도 물이 흘렀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지금은 갈수기라 수위가 낮아서 그래요.”

박 교수가 설명했다. 한 마디로 가물어서 물이 빠져 있다는 뜻이다. 흔히 사람들은 강이라고 하면 물이 가득 흘러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한강이나 낙동강, 금강처럼 도심 구간을 통과하는 강은 대부분 벽까지 찰랑찰랑하게 물이 차 있다. 그래서 기자가 본 강처럼 바싹 말라 바닥을 드러낸 모습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현정 연구원은 이렇게 갈수기에 물줄기의 폭이 줄어들고 마른 땅이 드러난 모습이 낙동강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갈수기에는 작은 물줄기를 이루지만, 홍수기가 되면 물이 불어나 하천의 폭도 늘어나는 것이 자연적인 하천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홍수를 막기 위해 쓴 방법은 불어난 물이 강 밖으로 넘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둑을 높이, 튼튼히 쌓았다. 둑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으면 강변을 정리했다. 돌망태나 콘크리트를 덧대고, 필요하면 강 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퍼 올리고 보를 설치해 유량을 확보하고 물 높이를 낮췄다. 비가 많이 왔을 때 강물이 빨리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구불구불한 강을 곧게 폈다. 모래톱도 없앴다. 

이런 방식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 인류가 평소에 물난리 걱정을 안 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이런 물관리 방법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둑을 쌓고 강변을 정리한 결과, 강의 폭이 좁아지고 모래톱이나 범람원처럼 넘치는 물을 받아 줄 공간이 줄어들어 비가 많이 올 경우 그대로 넘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물의 이동 속도가 빨라져 강의 하류에서는 상류의 물이 한꺼번에 몰리며 더 큰 홍수로 발전하기도 한다.

일본의 유명한 근대 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 ‘세설’에는 1930년대 오사카 교외 지역 스미요시 강에서 홍수가 일어나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둑 꼭대기를 향해 천천히 차오르는 듯하던 강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마을 전체를 뒤덮고 만다. 오래전으로 갈 것도 없이,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의 미시시피강은 허리케인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주지 않고 넘치고 말았다. 모두 둑과 제방이 충분히 갖춰진 곳의 하류였다. 

허 교수는 이런 현상을 가리켜 “물은 억지로 막으면 다른 곳에서 터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을 관리하기 위해 실시하는 하천 토목 공사에서는 흔히 홍수가 일어날 확률을 계산해 둑 높이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통계상 30년에 한 번 찾아올 법한 홍수를 막을 수 있도록 높이를 계산한 뒤, 그 높이에 여유분을 더해서 둑을 높이는 식이다. 이 말은 통계상 30년에 한 번은 둑이 넘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홍수가 통계보다 더 자주 일어나는 경우도 관찰된다.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의 기자이자 과학저술가인 프레드 피어스는 저서 ‘강의 죽음’에서 1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규모의 홍수가 50년 사이에 세 번이나 일어난 다뉴브 강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물 길들이기와 물 놓아 주기

문제는 지금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이런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하지만 콘크리트를 써서 강 벽을 정리하는 구간이 있고, 준설을 해서 물길지표층인 모래층을 없애기도 한다. 보도 설치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큰 홍수에 대처할 때 위험하기도 하지만, 환경 측면에서도 약점이 있다. 보는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해 수질을 나쁘게 만들기 쉽고 생태계를 단절시킨다. 따라서 기능을 다한 보는 없애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2008년 환경부에서 나온 바 있다. 보 때문에 수위가 높아져 지하수위가 함께 올라가 주변 지역이 물에 잠길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강 공구 취재에 동행한 공주대 환경교육학과 정민걸 교수는 “보가 건설된 상류에서 갈수기에 지하수위가 높아져 안개가 끼고 농작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하천 관리 방법은 없을까.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안병옥 소장은 “발상을 바꿔 강을 깊게 파는 대신 폭을 넓히는 방법을 쓰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지금처럼 강을 아래로 파 내려가거나 둑을 쌓는 대신, 강이 자연스럽게 넘칠 수 있게 강 옆에 습지 지역인 ‘범람원’을 살려 주자는 뜻이다. 범람원은 물이 적은 갈수기에는 습지 공원으로 쓰일 수 있고, 비가 많이 오는 홍수기 때에는 넘치는 물을 담아 두는 완충지 역할을 한다.  

이 방법은 물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조금 소극적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물이 넘치면 넘치게 놔 두자’는 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우선 강이 움직이고 넘칠 땅을 마련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대개 자연적인 강은 이런 범람원을 스스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마을을 세우거나 밭을 일군 경우에는 강의 땅이 부족하다. 강 주변에 건설 중인 ‘생태공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런 경우 마을이나 밭, 공원을 범람원 ‘밖으로’ 옮겨야 한다. 지역 주민들 사이의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 필요에 따라 둑을 세워야 한다. 범람원 밖에 마을이나 건물을 세운다고 해서 갑자기 불어나는 물로부터 100% 안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때에도 범람원이 충분히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 바깥쪽에 둑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도시가 아닌 지역을 흐르는 하천의 경우에는 기존의 강줄기를 잘 유지하기만 해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를 들면 경천대나 회룡포 마을은 모래톱이 살아 있는 물줄기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물관리 대책을 대신할 수 있다. 더구나 이 방법은 자연을 최대한 원래 모습대로 유지하는 홍수 대책이라 특별히 강을 원래 모습으로 ‘살릴’ 필요가 없다. 강을 ‘살아 있는 그대로’ 두면 되기 때문이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강에 대해 축적한 지식은 강을 다루기 위한 것이었지, 강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강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됐고, 그에 대한 연구와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직 아무도 ‘강을 살린다’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다.


동아사이언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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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다음검색>

빈대떡에 막걸리, 삼겹살에 소주..

비 오늘 날이면 이런 음식들 생각을 해 본 경험들 있지 않으세요? 이상하게 비 오는 날이면 꼭 생각나고 먹어야 할 것 같은 음식들이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 이런 음식들이 땡기는 걸까요?

비 오는 저녁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주변에서 “비오는 날엔 파전에 막걸 리가 최고지!”란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 파전과 막걸 리가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처 : 다음검색>

소리에 의한 연상작용이라는 설이 우세합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부침개를 부칠 때 나는 지글대는 소리와 비슷합니다. 부침개 소리가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먹고 싶어진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른바 ‘파블로프식 학습효과’인 셈입니다.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굽는 기름 냄새가 더 멀리 퍼져나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출처 : 다음검색>

의학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높은 습도와 저기압으로 인해 짜증이 나면서 인체의 혈당이 떨어지는데, 혈당치를 높여주는 식품으로 전분이 가득 든 밀가루 요리, 즉 파전이 제격이라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전분)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당으로 바뀌어,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 정도로 낮고 단백질을 비롯해 이노시톨, 비타민B, 콜린 등 영양분이 풍부하며 새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도 들어 있어 갈증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츨처 : 다음검색>

한의학에서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엔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란 성분이 있는데 밀가루와 막걸리에 많이 함유돼 있다”며 “밀가루는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한 증상을 풀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사람들은 비가 오는 날 파전에 막거리를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많이 먹을까요?비 오는 날에는 대형할인마트에서도 부침가루와 막걸리의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맥주 매출은 감소한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도 비소식이 전해 지고 있습니다.
미리미리 부침가루에 막걸리 구입해 놓는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작성 : 하루에 과학 한 잔 편집부 (http://joy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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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더사이언스>

12일~14일 밤, 유성우가 쏟아지는 우주쇼 펼쳐진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서울 밤하늘에서 별 하나 보기도 어려운데 유성우에 우주쇼라니...
하늘에 구멍 뚫린 것 마냥 비가 쏟아지다 그치고 햇빛 쨍쨍한 날씨가 반복 되더니, 이번엔 유성이 막 떨어지는 우주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진짜 지구에 무슨 큰일이 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듭니다.

이번 유성우가 쏟아지는 우주쇼는 왜 일어나는 걸까요?

12일부터 14까지 저녁 서쪽 하늘에는 태양계 행성 4개와 달이 모여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13일에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쏟아진다고 합니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13일 오후 7시30분, 해가 지평선 아래로 지고나면 서쪽 하늘에 수성, 금성, 화성, 토성, 달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모이게 되며, 고도 10도에서 빛나던 수성은 저녁 시30분쯤 서쪽 하늘로 자취를 감추고 고도 20도에서 빛나던 금성과 화성, 토성은 달과 함께 저녁 9시까지 볼 수가 있습니다.

달도 밝지 않은 초승달이라 행성들을 관측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합니다. 모두 고도가 낮아 서쪽 하늘에 높은 산이나 건물 없이 트여 있는 곳에서 볼 수 있는데, 행성들과 달리 모여있는 현상은 12일부터 14일까지 조금씩 그 모양을 달리하며 변화해 간다고 합니다.

13일 전후한 밤하늘에서 별똥별이 평소보다 많이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페르세우스자리 방향에서 날아오는 듯 보여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로 이름 붙은 이번 유성우는 이상적인 조건의 하늘일 경우 한 시간 동안 100개 정도의 유성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 다음검색>

유성우의 극대시간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3일 오전 7시입니다. 12일밤, 13일 새벽, 13일 밤이 관측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유성을 많이 보려면 주변에 밝은 빛이 없는 곳에서 머리 꼭대기의 하늘을 넓은 시야로 관측하면 좋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장소는 아무래도 산이나 천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태풍 덴무로 인해 과연 이번 우주쇼를 놓치게 되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맘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나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 유성우가 쏟아지는 우주쇼를 지켜 보라고 태풍도 미리 지나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성우, 우리가 흔히 별똥별이라고 부르는 데요, 떨어지는 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는 이야기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 입니다.
저도 이번 우주쇼를 지켜보며 떨어지는 별 하나에 제 소원을 빌어 볼까 합니다. ^^

*작성 : 하루에 과학 한 잔 편집부 (http://joy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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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 : 다음검색>

‘열대야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말이 아침인사 중에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9월까지 찜통더위가 계속 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당분간 숙면을 취하기는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열대야란 여름 한낮에 뜨겁게 달아오른 지표면 열기는 해가 지면 식어야 하는데 대기 온도가 지표면 온도보다 높아 지표면 열기가 정체되는 바람에 밤에도 25℃ 이상 고온이 지속되는 현상입니다.

낮에 태양복사로부터 열을 받은 지표면과 대기가 밤에 장파복사를 하여 열을 방출하여야 하는데, 구름이 많거나 습도가 높으면 대기가 장파복사를 흡수하여 온실효과가 나타나 열이 지구 밖으로 방출되지 않고 대기 중에 그대로 남아 밤에 대기의 온도가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람이 불지 않아 상하층간의 공기혼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낮의 뜨거운 공기가 밤에도 지표면 부근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게 됩니다.

열대야가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까 합니다.

열대야가 되면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아지며, 불쾌지수가 80이상이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만성적인 수면부족으로 생활 리듬이 파괴되기 쉬우며, 이 때문에 피로가 빨리 오는 등 무기력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 실험에 의하면 외부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경우 체내 온도조절 중추작동, 중추신경계가 흥분하게 돼 각성상태로 이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여름철 열대야가 발생해 밤의 기온이 높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중추신경이 작동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덥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시킨 상태에서 잠을 자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드문 경우이긴 하나 호흡이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열대야 : 연합뉴스>

연 평균 열대야 발생일수는 서울 9일, 광주 17일, 대구 18일 정도라고 합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자동차, 공장에서 인공 열을 뿜어내고 빌딩, 아스팔트 같은 인공구조물이 낮에 흡수한 열을 밤에 방출하는 도시 지역이 더욱 심합니다.
“열대야증후군”은 야간 더위 때문에 잠을 자주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해 수면부족으로 나타나는 증후군입니다. 심한 피로감과 낮 시간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열대야가 나타나는 동안에는 숙면을 절대 취할 수 없는 걸까요?

열대야에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1. 카페인과 알코올이 들어 있는 음식물(커피, 홍차, 콜라, 초콜릿 등)과 흡연을 삼갈 것. 이들은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각성효과가 있어 특히 저녁 시간 이후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술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술을 마시면 잠이 들 수는 있지만 목이 마르고 화장실을 자주 가고 싶어져 오히려 숙면을 방해합니다.

3.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밤에 잠을 설쳤다고 늦게 일어나지 말고, 피곤하다고 낮잠을 지나치게 자지 않으며 꼭 필요하면 30분 내외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잠이 잘 오지 않으면 오랜 시간 뒤척이지 말고 차라리 잠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집중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독서처럼 가벼운 활동을 하다가 다시 잠이 오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5. 이른 저녁시간의 가벼운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운동을 하면 당장에는 체온이 올라가지만 서서히 체온이 내려가면서 잠을 자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단,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6.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합니다. 찬물 샤워는 신체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생리적인 반작용으로 체온이 다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가 더 좋습니다.

7. 자기 전 우유를 한잔 마시는 정도는 공복감을 없애주고 수면을 유도합니다. 그러나 덥다고 저녁시간에 물을 많이 마시거나 수박 같은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으면 수면 중 소변 때문에 잠을 깨기 쉬우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8. 적절한 냉방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봅니다. 밤새도록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는 것은 냉방병, 저체온증, 여름감기, 심하면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에어컨은 미리 틀어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한 뒤 자기 전에 끄는 것이 좋습니다. 선풍기도 마찬가지로 수면 시작 1~2시간만 몸에서 멀리 떼어 놓고 가동시키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오랜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냉방을 통해 습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호흡기질환 발생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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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계탕, 체질에 맞게 먹어야 보양식! -

                                                <삼계탕 : 다음검색>

오늘은 중복입니다. 오늘 점심시간 회사근처 삼계탕 집에 길게 줄 서 있을 사람들이 눈에 선합니다.
복날, 복날 그러는데 복날은 어떤 날이기에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기력회복에 좋은 음식, 여름철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걸까요?

초복, 중복, 말복 이렇게 3번의 복날을 모두 일컬어 삼복이라고 합니다. 삼복은 1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때를 의미하는데, 초복은 하지로부터 3번째 경일, 중복은 4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부터 첫 번째 경일입니다.

여름 복날 보양식을 왜 먹는 걸까요? 그것도 시원한 냉면이나 콩국수가 아닌 삼계탕, 보신탕과 같은 김이 펄펄나는 것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의 여름 보양식의 개념은 ‘이열치열’입니다. 한방에서는 여름이면 나무나 풀이 울창하게 피어나는 것처럼 몸의 양기가 바깥으로 나오고, 음기는 뱃속 깊숙한 곳에 숨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여름에는 찬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몸속은 점점 차가워지게 됩니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설사도 잦아지기 때문에 몸의 기운이 점점 떨어지고 저향력도 약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뜨거운 보양식을 먹고 뱃속을 따뜻하게 해야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양식으로 개고기나 닭고기를 먹는 것은 단백질 보충의 의미도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뱃속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의보감’에서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짜며, 오장을 안정시키고 몸의 허약한 것을 보충하고 혈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했습니다. 닭고기 역시 성질이 따뜻하고 0오장을 안정시키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품입니다. 그래서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기고,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주말, 심하게 더운 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주말을 위해 오늘 먹으면 좋은 음식중 삼계탕에 제대로 알고 먹는 법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한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는 것은 삼계탕이 아닐까 합니다. 복날 삼계탕은 평소보다 최대 8배이상 많이 판매 된다고 합니다. 보양 음식으로 삼계탕을 이렇게 많이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방에서는 복날 삼계탕을 먹는 이유를 ‘이열치열’의 원리로 설명합니다. 날이 더워지면 사람들은 땀을 흘리면서 열을 외부로 발산합니다. 이때 혈액순환이 체표부 쪽으로만 이뤄져 몸속 내부 장기의 혈액순환이 적어지고 차가운 기운을 가지게 되는데, 식욕부진과 의욕상실, 피로 등을 호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삼계탕과 같은 '따뜻한 음식‘을 먹게 되면 밖으로 뻗쳤던 기운을 안으로 수렴해 몸속을 따뜻하게 덥히고 체외와 소통이 원활하게 되므로 더위를 쉽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따뜻한 음식’은 단지 온도가 높다는 의미가 아닌 한방에서 구별하는 음식의 냉온의 성질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닭은 따뜻한 성질이며 원기를 돋운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양질의 단백질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 피부노화,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고 합니다.

아무리 보양식이라도 자신의 체질을 무시한 채 먹으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삼계탕은 고단백 고지방에 열기가 많은 음식이므로 내과나 피부염증 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삼계탕 : 다음검색>

인체의 기능이 10% 떨어지는 여름, 보통 체질 사람들에게는 흔히 먹는 인삼, 황기, 마늘, 대추가 들어간 삼계탕을 먹으면 됩니다. 닭고기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소화기능을 높이며, 인삼은 피로회복에, 황기는 땀을 멎게 합니다. 그리고 마늘은 강한 살균작용과 노화를 막고, 대추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몸이 허약할수록 보양음식을 많이 먹으면 좋다고 생각해 인삼, 홍삼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간경병, 췌장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삼계탕을 먹으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간경병은 단백질 대사로 생긴 암모니아가 간에서 제거되지 못하고 핏속에 쌓이기 때문에 고단백 음식을 제한합니다. 또한 췌장염은 췌관이 좁아져 있는 지방을 먹으면 췌장액 분비가 활발해져 심한 통증과 함께 합병증이 생기므로 고지방식을 제한해야 합니다.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찹쌀과 마늘을 넉넉히 넣는 것이 좋습니다. 찹쌀은 따뜻한 성질과 소화흡수를 돕고, 마늘 역시 위장을 따뜻하게 해 여름철 설사를 막아줍니다. 땀을 심하게 흘려 기운이 없는 사람은 황기를 넣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혈압이 높은 사람은 인삼을 넣지 말고 껍질과 기름부위를 완전히 제거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인 비염, 아토피, 천식은 근본적으로 폐기능이 떨어져서 유발된 것입니다.
특히 아토피, 건선, 여드름 등 피부염증 질환을 앓는다면 폐 기능 저하인 동시에 몸속에 열이 많은 상태이므로 삼계탕은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꼭 삼계탕을 먹고 싶다면 차가운 기운으로 몸속 열을 내리고 폐 기능을 높이는 재료로 닭백숙을 만들어 먹는 것을 권할 수 있습니다.

                                                                                                                   <녹두와 감초 : 다음검색>

닭을 제외한 모든 따뜻한 성질인 인삼, 찹쌀, 마늘, 대추는 쓰지 않습니다. 대신 녹두와 감초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두는 차가운 성질로 열을 내려주고, 간을 보호하고 담백합니다. 감초는 폐 기운을 보하고 독성물질을 없애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만 체질을 위한 삼계탕입니다. 요즘은 우리 식생활은 에너지 과잉시대입니다. 대부분의 보양식은 동물성 단백질 위주로 열량이 높은 음식입니다. 자주 먹으면 혈압, 콜레스테롤, 중성지질이 높은 사람은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비만에 걸리는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그릇에 열량이 무려 1000kcal가 되는 삼계탕은 비만체질인 사람에게는 바로 살이 됩니다. 비만체질에게는 가볍고 맛도 깔끔한 녹차율무닭죽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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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재 : 다음검색>

삶은 닭가슴과 율무를 녹차 우린 물에 넣고 죽을 끓이면 됩니다. 율무는 식욕을 억제시키며 수분대사를 원활히 해 이뇨,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줍니다. 단, 몸속 수분을 말리는 성질이 강하므로 변비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 임산부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녹차 역시 지방분해효과가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습니다.

*작성 : 하루에 과학 한 잔 편집부 (http://joyd.tistory.com)

Posted by 하루에 과학 한 잔 더사이언스